○ 幼兒(유아)는 或詈我(혹리아)하면 我心(아심)에 覺懽喜(각환희)하고 父母(부모)는 嗔怒我(진노아)하면 我心(아심)에 反不甘(반불감)이라 一喜懽一不甘(일희환일불감)하니 待兒待父心何懸(대아대부심하현)고 勸君今日逢親怒(권군금일봉친노)어든 也應將親作兒看(야응장친작아간)하라
어린 자식이 혹시 나를 꾸짖으면 내 마음은 기쁘게 깨닫고 부모가 나를 꾸짖고 노하면 내 마음에 도리어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나는 기쁘고 하나는 달갑지 않아하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그다지도 다른고? 그대에게 권하니, 이제 어버이의 노여워하시면 또한 마땅히 어버이를 어린아이로 대하듯 해보아라.
○ 兒曹(아조)는 出千言(출천언)하되 君聽常不厭(군청상불염)하고 父母(부모)는 一開口(일개구)하면 便道多閑管(편도다한관)이라 非閑管親掛牽(비한관친괘견)이니 皓首白頭(호수백두)에 多諳練(다암간)이라 勸君敬奉老人言(권군경봉노인언)하고 莫敎乳口爭長短(막교유구쟁장단)하라
어린 자식이 많은 말을 하면 들어도 항상 싫어하지 않으면서 부모는 한번만 말을 하여도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참견이 아니라 어버이가 마음에 걸리고 끌려서이니 흰머리가 되도록 긴 세월에 겪어 아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대에게 권하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냄새 나는 입으로 길고 짧음을 다투려 하지 마라.
○ 幼兒尿糞穢(유아뇨분예)는 君心(군심)에 無厭忌(무염기)로되 老親涕唾零(노친체타령)엔 反有憎嫌意(반유증혐의)니라 六尺軀來何處(육척구래하처)오 父精母血成汝體(부정모혈성여체)니라 勸君敬待老來人(권군경대노래인)하라 壯時爲爾筋骨敝(장시위이근골폐)니라
어린 자식의 오줌과 똥의 더럽지만 싫어하지 않고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한다. 그대 여섯 자의 몸이 어디서 나왔는고?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그대의 몸이 이루어졌다. 그대에게 권하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스레 대접하라. 젊었을 때 부모는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으셨도다.
○ 看君晨入市(간군신입시)하여 買餠又買餻(매병우매고)하니 少聞供父母(소문공부모)하고 多說供兒曹(다설공아조)라 親未啖兒先飽(친미담아선포)하니 子心(자심)이 不比親心好(불비친심호)라 勸君多出買餠錢(권군다출매병전)하여 供養白頭光陰少(공양백두광음소)하라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가서 밀가루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데 부모를 공양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자식에게 준다고 대부분 말한다. 어버이는 아직 맛보지도 않았건만 제자식만 먼저 배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할 수 없음이라. 그대에게 권하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어 흰머리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버이를 공양하는 것이 찰나처럼 짧으니라.
○ 市間賣藥肆(시간매약사)에 惟有肥兒丸(유유비아환)하고 未有壯親者(미유장친자)하니 何故兩般看(하고양반간)고 兒亦病親亦病(아역병친역병)에 醫兒不比醫親症(의아불비의친증)이라 割股還是親的肉(할복환시친적육)이니 勸君亟保雙親命(권군극보쌍친명)하라
시장 약 파는 가게에는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환약만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었을 때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다리를 베어서라도 두루 어버이의 살이로다. 그대에게 권하니 빨리 어버이의 목숨을 보호하라.
○ 富貴(부귀)엔 養親易(양친이)로되 親常有未安(친상유미안)하고 貧賤(빈천)엔 養兒難(양아난)하되 兒不受饑寒(아불수기한)이라 一條心兩條路(일조심양조로)에 爲兒終不如爲父(위아종불여위부)이라 勸君養親如養兒(권군양친여양아)하고 凡事(범사)를 莫推家不富(막추가불부)하라
부귀하하여 어버이를 봉양하기는 쉽지만 어버이는 항상 안녕하시지 못하고 가난하고 천하면 자식을 기르기가 어렵지만 자식은 배고픔과 추위를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 두 가지 길에 자식을 위하는 것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하는 것만 같지 못하도다. 그대에게 권하니, 양친을 섬기기를 자식을 키우듯이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미루지 말라.
○ 養親(양친)엔 只二人(지이인)로되 常與兄弟爭(상여형제쟁)하고 養兒(양아)엔 雖十人(수십인)이나 君皆獨自任(군개독자임)이라 兒飽煖親常問(아포난친상문)하되 父母饑寒不在心(부모기한불재심)이라 勸君養親(권군양친)을 須竭力(수갈력)하라 當初衣食(당초의식)이 被君侵(피군침)이니라
양친은 다만 두 분이로되 봉양함에는 늘 형제들과 다투고 자식을 기를 때는 비록 열 명이라도 모두 그대 혼자 스스로 맡는다. 자식에게 배부르고 따뜻한지는 항상 친절히 물으면서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있지 않다. 그대에게 권하니 부모를 봉양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라. 당초에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기셨도다.
○ 親有十分慈(친유심분자)하되 君不念其恩(군불념기은)하고 兒有一分孝(아유일분효)하면 君就揚其名(군취양기명)이라 待親暗待兒明(대친암대아명)하니 誰識高堂養子心(수식고당양자심)고 勸君漫信兒曹孝(권군만신아조효)하라 兒曹樣子在君身(아조친자재군신)이니라
어버이는 자식을 십분 사랑하시지만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한다. 제 자식이 조금만 효도하면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드러낸다. 어버이를 대접함엔 어둡고 자식을 대함엔 밝으니 누가 어버이의 자식 기르는 마음을 알까? 그대에게 권하니, 네 자식의 효도를 무조건 믿지 말아라. 네 자식의 본보기가 그대 자신이니라. 어버이에 대한 효도는 곧 자신을 위한 것이다. 자식은 은연중에 그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우며 인간으로서 가족간의 도리를 깨달아 배우게 된다. 확실한 본보기가 곧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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